A5 24p 중철2000원 앙상블스타즈 스토리 엘레멘트 기반의 독백입니다.상당 부분 자체적인 캐해석과 대사가 포함됩니다. 츠무기 파트와 나츠메 파트로 나눠지며 소제목으로 구분됩니다. 이하 샘플입니다. *나의 유년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불행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서, 어딘가 기댈 곳이 없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사람이었어요. 타인에게 의존적이었다면 그나마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어머니가 붙잡은 것은 하필이면 종교였습니다. 신,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 확고하게 믿음으로써 맹신하게 되는 것. 기억하기로는, 어머니는 아버지와 무척 자주 싸웠던 것 같습니다. 거의 매일 밤, 고함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다니는 종교단체에 대해 악의 섞인 비난을 하고, 어머..
사랑은 죄악을 낳지. 어린 목소리는 이질적일 정도로 달콤하게 속삭였다. 사랑은 달콤하고, 다정한 거라고? 아, 물론 그런 깨끗하기만 한 감정도 존재해. 아주 드물게. 말의 끝부분에 이르러 달콤하고 부드럽던 목소리가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소년은, 그 어린 목소리를 외면했다. 옅은 갈색 머리칼, 상처투성이인 손발, 지친 눈동자를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소년에게 끔찍한 존재인 것이었다. 눈을 꼭 감은 소년의 뺨 위로 피투성이인 손가락이 닿았다. 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원했던 네가 수치스러워서? 온기가 없는 피부, 거죽, 이미 죽어버린 것. 그것은 소년이었다. 소년의 과오였다. 너무 커져버린 마음에서 떨어져 나온 거무죽죽한 찌꺼기, 욕망, 미움, 슬픔, 미련, 망설..
몸이 무겁고, 무척 목이 말랐다. 눈을 뜬 직후 알바가 처음으로 한 생각이었다. 흐린 시야가 거슬려 무심코 올린 손은 어째서인지 묵직한 것에 눌려서 움직이지 않았다. 푹신하고, 따뜻한데, 몹시 답답한 감촉이었다. 알바의 시야는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이고 나서야 뚜렷하게 돌아왔다. 낯선 방이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곳이었고, 책상 위에는 책을 비롯해 필기구와 종이뭉치들이 늘어서 있었다. 종이 냄새가 강하게 코를 간질였다. 익숙하지 않아 재채기라도 해 버릴 것 같은 따뜻한 공기에, 알바는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시야를 덮을 정도로 제 몸을 덮은 것을 보고 알바는 무심코 미묘하기 짝이 없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이불이었다. 이불, 통상적으로 자고 있는 사람이 덮고 있기에 전혀 문제없을 것. 그러나 ..